정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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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5.

    by. jupyeongan

    목차

      CBAM이 바꾸는 유럽 산업, 수혜 기업과 직종은 어디일까?

      1. 유럽은 왜 CBAM을 도입했는가?

      2023년 유럽연합(EU)은 전 세계 최초로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탄소국경조정제도)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EU 역내 기업이 환경 규제를 엄격하게 따르며 생산한 제품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환경 기준을 적용받는 국가 제품과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즉, 탄소를 수입할 수 없도록 만든 무역 장벽이자, 글로벌 탈탄소 표준의 시작점이다.

      CBAM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등 고탄소 산업부터 적용되며, 향후 전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EU 역내 친환경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기후기술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었다.


      2. CBAM이 산업에 미친 영향: 유럽형 ESG 산업 구조화

      CBAM의 본격 시행으로 유럽 산업은 빠르게 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철강, 시멘트, 에너지 산업은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 중이다.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그린 수소, 재생에너지, 탄소포집기술(CCUS) 관련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5%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목표 달성을 위한 보조금 및 탄소 인센티브 정책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3. CBAM 시대의 유망 직종 5가지

      1. 탄소배출 관리 전문가
        • 배출량 측정, 보고, 검증(MRV) 업무 전담
        • 인증 기관, 제조기업, 컨설팅 업계 수요 급증
      2. CCUS 엔지니어
        •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 관련 연구 및 현장 운영
        • 2023년 이후 관련 일자리 3년 내 2.5배 증가 전망 (IEA 자료)
      3. 수소 에너지 기술자
        • 녹색수소 생산 설비 설계 및 유지보수
        • 유럽 전체 수소 시장 규모: 2022년 기준 20억 유로 → 2030년 800억 유로 예상
      4.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매니저
        • 풍력·태양광 프로젝트 기획 및 정부 보조금 운용
        • 프랑스, 독일 중심으로 수요 확대
      5. ESG 데이터 분석가
        •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량 평가 및 전략 수립
        • EU SFDR 정책과도 연결돼 수요 지속 증가

      4. CBAM 수혜 기업 8선

      CBAM은 유럽 내 친환경 기술을 선점한 기업들에 실질적 수혜를 주고 있다. 다음은 대표적인 수혜 기업 리스트이다.

      1. 넬 ASA(Nel ASA, 노르웨이)

      • 수소 전해조(Electrolyzer) 기술 선도 기업
      • EU 녹색 수소 프로젝트 핵심 파트너
      • 매출: 2023년 약 2.5억 유로 → 2024년 실제 매출은 약 2.9억 유로로 완만한 성장세
        (2025년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

      2.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 독일)

      • 풍력·수소 플랜트 기술 주도
      • 독일 연방정부 수소 프로젝트 총괄 기업
      • IRA와 유럽 양측 정책 모두 수혜

      3.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룩셈부르크)

      • 유럽 최대 철강사
      • 탄소중립 제철소 전환에 5년간 25억 유로 투자
      • CBAM 적용 시 역외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

      4. 오르스테드(Ørsted, 덴마크)

      • 글로벌 해상풍력 1위 기업
      • 영국·독일 해상풍력 단지 운영, 탄소 감축 톤당 인센티브 수혜

      5. 에어리퀴드(Air Liquide, 프랑스)

      • 산업용 수소 생산 대기업
      • 유럽 수소 벨트 프로젝트 중심 기업으로 부상

      6. 노보지임스(Novozymes, 덴마크)

      • 탄소저감 바이오 효소 개발 기업
      • CBAM과 직접 연결되진 않지만, 탄소 절감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주목

      7.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프랑스)

      • 석유기업에서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중
      • 유럽 내 태양광·수소 프로젝트 대거 확보

      8. 베스타스(Vestas, 덴마크)

      • 육상풍력 터빈 기술 세계 1위
      • 탄소중립 풍력 인프라 핵심 기술 공급

      5. 정책 수혜 전과 후: 기업 변화 사례

      기업명 CBAM 시행 전 CBAM 시행 후
      ArcelorMittal 해외 철강 대비 가격 경쟁력 약세 EU 역내 생산품 가격 경쟁력 확보
      Ørsted 북유럽 중심 사업 독일·영국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
      Nel ASA 수소 전해조 기술력 불확실 EU 수소 계획 핵심 파트너로 지정
      Siemens Energy 프로젝트 수주 정체 2023년 수주 30% 증가, 정부 보조금 확보

      6. 투자자 관점에서 본 리스크 요인

      •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 친환경 전환이 느린 기업들은 생산 비용 부담 증가
      • 이중규제 우려: CBAM과 각국의 탄소세, ESG 규제가 충돌할 가능성
      • 기술 상용화 지연: 일부 수소·CCUS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
      • 국제 무역 분쟁 리스크: CBAM을 무역장벽으로 인식한 중국, 인도 등의 대응 가능성

      7. CBAM은 규제가 아닌 미래 표준이다

      유럽의 CBAM은 단순한 무역 조정이 아닌, 산업 전환을 강제하는 시스템 변화다. 이 제도는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며, 친환경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지금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규제'가 아니라 '미래 기준의 선점'이다. 이에 주목한 투자자와 기업만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다음 글에서는 ‘중국: 제조 2025와 기술 자립 전략’을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