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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선을 앞두고 또 한 명의 인물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대선 출마를 선언하였다.
그는 특히 ‘도덕경제’와 ‘노동 중심 성장’을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이러한 구호는 정치적 수사로만 보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김 후보의 경제 철학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김문수의 경제 철학: ‘도덕경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문수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도덕 없는 시장은 탐욕만 남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탐욕과 부패를 억제하고, 노동과 정의를 중심으로 한 경제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그가 말하는 ‘도덕경제’는 단순한 윤리적 미사여구가 아닌, 시장 내 신뢰와 공동체적 규범을 복원하려는 비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주장한 경제적 질서와도 닿아 있다. 스미스 역시 시장의 효율성은 참여자 간의 ‘도덕 감정’과 사회적 신뢰를 전제로 한다고 보았다.📌 용어 설명 – 도덕경제란?
시장이 자율적으로 작동하되, 신뢰와 공공성을 기반으로 유지되어야 지속 가능하다는 경제철학.
단순히 법과 규제가 아닌, 사회적 도덕감각을 제도화하는 구조를 지향함.
💼 ‘노동 중심 성장’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김 후보의 또 다른 핵심 메시지는 “노동 없는 성장은 정의롭지 않다”는 주장이다.
노동의 가치를 회복하고, 고용을 중심에 둔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그가 언급한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최저임금 생활형 기준화: 무리한 인상보다, 생계기준에 맞춘 설계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화 확대
- 청년 직업훈련 및 현장 실습 강화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임금을 올리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의 재편을 요구한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처럼 실업률을 낮추면서도 저임금 일자리 확산이라는 부작용을 피하려면, 정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정치경제학적 사례 – 독일 하르츠 개혁
- 효과: 실업률 11.2%(2005년) → 5.2%(2012년)
- 문제점: 불완전 고용 증가, 저임금 ‘미니잡’ 확산
김문수 후보의 비전도, 이와 같은 개혁 모델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고려해야 실효성을 갖출 수 있다.
📉 재정 정책과 복지 공약의 간극
김 후보는 “예산 낭비를 줄여 복지 질을 높이겠다”고 말하였지만, 재정 확보 방안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증세에 대한 입장이나 재정 준칙 등은 언급되지 않았으며, 이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남긴다.정치경제학적으로 복지 확대는 세입 기반의 강화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조세 설계가 빠진 복지 공약은 설득력이 약하다.
🏭 산업 정책은 언급 미비…‘노동’ 중심만으론 부족
김 후보는 제조업, 플랫폼, 스타트업, AI 산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언급하지 않았다.
산업 전략보다는 노동시장 측면에만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오늘날 경제구조 전환은 산업과 노동이 결합된 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청년이 일하고 싶은 일자리’는 결국 산업 구조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 정치경제학적 시선으로 본 ‘도덕경제’의 한계와 가능성
김문수 전 장관의 메시지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겪는 도덕적 피로감에 대한 반작용으로 읽힌다.
부정부패, 공정성 상실, 양극화 문제 속에서 ‘도덕적 질서’ 회복에 대한 유권자의 갈망이 반영되어 있다.정치경제학은 이러한 정서적 흐름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적 실행 가능성을 따져본다.
도덕경제를 주장하는 후보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노동 중심 경제는 어떤 산업 및 세제와 연결될 수 있는가?
- ‘도덕’은 정치적 수사 이상으로, 어떻게 제도화될 수 있는가?
- 복지, 노동, 산업, 조세가 하나의 경제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가?
📝 마무리 – 선언에서 설계로, 감성에서 구조로
김문수 전 장관의 경제 철학은 ‘시대정신’과 ‘정치적 상징성’ 측면에서는 분명 매력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설계되고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도덕경제’라는 말이 진짜 정책이 되기 위해선, 더 치밀한 제도적 구상과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치경제학은 말의 힘이 아니라, 구조의 힘을 본다.
앞으로 김 후보가 어떤 구체적인 정책 설계를 내놓을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 참고자료
- 김문수. “2025 대선 출마 선언문.” 서울 프레스센터, 2025.04.07.
- 중앙일보. “김문수 ‘도덕경제로 국가 재건’ 대선 출마 선언.” 2025.04.08.
- 독일 연방노동청(BfA), 하르츠 개혁 평가 보고서, 2014
-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 개혁과 일자리 구조 변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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